정의와 공의는 사회적 개념 이전에, 하나님의 성품에서 비롯된 신앙의 핵심 가치입니다. 성경은 정의를 단순한 법적 개념이나 형벌의 차원으로 제한하지 않고, 사랑과 자비가 어우러진 공의로운 삶의 태도로 설명합니다. 본문에서는 구약과 신약을 아우르며 성경이 말하는 정의의 본질, 하나님의 공의와 자비의 균형, 그리고 현대 그리스도인이 실천해야 할 정의로운 삶의 기준을 구체적으로 살펴보고자 합니다.
정의는 하나님의 성품이며, 신앙인의 삶의 방식입니다
현대 사회에서 '정의'라는 단어는 자주 언급되지만, 그 의미는 개인마다 다르게 해석되고 적용됩니다. 어떤 이에게는 법적 처벌을, 또 다른 이에게는 약자 보호나 공정한 분배를 의미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성경에서 말하는 정의는 단순한 외적 질서나 형벌의 차원을 넘어, 하나님의 본질에서 시작됩니다. 즉, 정의는 하나님의 품성을 반영하는 거울과도 같으며, 그분의 자녀들이 마땅히 본받아야 할 삶의 방식입니다. 구약 성경은 정의와 공의를 매우 중요하게 다룹니다. 미가서 6장 8절은 "사람아, 주께서 선한 것이 무엇임을 네게 보이셨나니... 오직 정의를 행하며 인애를 사랑하며 겸손히 네 하나님과 함께 행하는 것이 아니냐"라고 말씀합니다. 이는 정의가 독립적인 개념이 아니라, 인애(자비)와 겸손이라는 성품과 함께 실천되어야 함을 명확히 보여줍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성경의 정의는 단순히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도구가 아니라, 타인을 향한 사랑, 소외된 이들에 대한 관심, 그리고 공동체에 대한 책임의식으로 구체화됩니다. 따라서 정의는 법이나 윤리의 문제를 넘어, 하나님과 이웃을 어떻게 대하는지를 보여주는 믿음의 실천이며, 신앙인의 삶에 드러나야 할 거룩한 태도입니다.
공의와 자비가 함께하는 성경적 정의의 실천
성경이 말하는 정의는 세 가지 핵심 특징으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첫째, 하나님의 본질적 속성으로서의 정의입니다. 시편 89편 14절은 "의와 공의가 주의 보좌의 기초요 인애와 진리가 주 앞에 있나이다"라고 선언합니다. 이는 하나님의 통치가 정의와 자비의 완벽한 균형 위에 기반함을 명확히 보여줍니다. 하나님은 결코 불공평하거나 편향되지 않으시며, 언제나 진리와 사랑을 조화롭게 실현하시는 분이십니다. 둘째, 사회적 약자를 옹호하는 정의입니다. 구약 율법에는 고아, 과부, 나그네와 같은 소외된 이들을 보호하는 조항이 지속적으로 등장합니다. 이는 단순한 도덕적 명령을 넘어 하나님의 깊은 마음을 반영합니다. 이사야서 1장 17절은 "선을 배우며 정의를 구하며 학대받는 자를 도우며 고아를 위하여 신원하며 과부를 위하여 변호하라"라고 선포합니다. 이는 하나님의 백성이 억압받는 이들을 외면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정의를 실천해야 함을 강조하는 것입니다. 셋째, 형벌보다 회복을 추구하는 정의입니다. 성경의 정의는 단순한 단죄에 머물지 않고, 근본적인 회복과 화해를 지향합니다. 누가복음 15장의 탕자의 비유는 이를 완벽하게 보여줍니다. 아버지는 잘못한 아들을 즉각적으로 꾸짖기보다는, 그의 귀환을 끈기 있게 기다리며 무조건적인 사랑으로 품어줍니다. 이처럼 하나님의 정의는 깨어진 관계의 회복과 생명의 재생을 궁극적 목적으로 삼습니다. 심판은 분명히 존재하지만, 그 안에는 언제나 깊은 자비가 동반됩니다. 이러한 정의는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완전히 구현됩니다. 예수님은 간음한 여인을 정죄하지 않으시고, 사마리아 여인과 진솔하게 대화하며, 삭개오 같은 사회적 죄인에게도 구원의 기회를 열어주셨습니다. 그분의 공의는 죄악을 미워하면서도, 동시에 죄인을 깊이 사랑하고 근본적인 회복을 이끄는 놀라운 정의입니다. 결론적으로, 예수님을 따르는 우리는 이러한 정의를 삶의 모범으로 삼아, 매일의 삶에서 편견 없이 모든 사람을 대하고, 사회적 약자의 편에 서며, 용서와 화해를 적극적으로 실천해야 합니다.
정의로운 삶은 하나님 나라를 드러내는 실천입니다
성경적 정의는 추상적인 개념이 아니라, 신앙인의 삶 속에서 구체적으로 실천되어야 할 삶의 태도입니다. 정의롭게 산다는 것은 정직하게 말하고 행동하며, 불의를 목격했을 때 침묵하지 않고, 권력 있는 이들 앞에서도 진실을 말하며, 약자를 결코 외면하지 않는 삶을 의미합니다. 동시에 자비로운 마음으로 사람을 포용하고 용서하며, 함께 회복의 길을 걸어가는 자세를 요구합니다. 현대 사회는 다양한 형태의 불의와 불평등으로 고통받고 있습니다. 이러한 세상에서 그리스도인들이 정의롭고 자비로운 삶을 살아갈 때, 우리는 선한 시민을 넘어 하나님 나라의 가치를 세상에 드러내는 증인이 됩니다. 작은 행동 하나, 말 한마디, 결정 하나에도 정의와 자비가 깃들어 있다면, 그것은 곧 복음이 전해지는 통로가 됩니다. 성경은 우리에게 끊임없이 묻습니다. "정의를 사랑하느냐?", "고통받는 자의 편에 서 있느냐?", "판단에 자비가 있느냐?" 이러한 질문 앞에서 우리는 하나님 앞에 정직해야 하며, 각자의 자리에서 정의롭고 자비로운 삶을 실천하는 작은 걸음을 내디뎌야 합니다. 오늘 하루도 정의를 행하고, 인애를 사랑하며, 겸손히 하나님과 동행하는 삶을 살아가길 바랍니다. 바로 그 삶이야말로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참된 예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