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도행전은 누가복음의 후속 편으로, 예수 그리스도의 승천과 성령 강림을 시작점으로 초대교회의 형성과 성장을 기록한 복음 전파의 역사서입니다. 이 책은 단순한 과거 사건의 나열을 넘어, 성령의 능력으로 시작된 복음의 여정이 개인과 공동체, 나아가 세계 전체를 어떻게 변화시켜 갔는지 생생하게 보여줍니다. 예루살렘에서 시작된 복음은 유대와 사마리아를 거쳐 로마까지 퍼져나가며, 그 과정에서 초대교회의 지도자들은 핍박과 어려움 속에서도 진리와 사랑으로 자신들의 사명을 끝까지 감당해 나갑니다. 베드로, 요한, 스데반, 빌립, 바울과 바나바 같은 주요 인물들의 사역은 서로 다른 문화와 사람들을 복음으로 연결하는 가교 역할을 하며, 교회가 어떤 정체성과 정신을 가져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살아있는 본보기입니다. 사도행전은 단순한 역사 기록을 넘어서, 성령 안에서 역동적으로 움직이는 하나님의 백성들이 어떻게 교회로 성장하고 세상을 변화시키는지를 증명하는 신앙의 지도서이자 오늘날 교회가 추구해야 할 선교적 모델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복음이 공동체가 되고, 공동체가 세상을 향하다
신약성경에서 사도행전은 매우 특별한 위치를 차지합니다. 마태, 마가, 누가, 요한의 복음서가 예수 그리스도의 생애와 가르침에 초점을 맞추었다면, 사도행전은 그 복음이 실제 삶의 현장에서 어떻게 전파되고 복음을 중심으로 한 공동체가 어떻게 형성되었는지를 보여주는 본격적인 '교회의 역사'입니다. 사도행전은 누가복음의 저자인 누가가 기록했으며, 그는 서문에서 "누가복음에서는 예수께서 행하시고 가르치신 모든 일을 기록하였고, 이제는 예수께서 승천하신 후 제자들을 통해 행하시는 성령의 사역을 다루겠다"라고 밝히고 있습니다. 사도행전은 예수님의 승천 장면으로 시작됩니다. 부활하신 예수는 제자들에게 성령을 기다리라 명하시며, "오직 성령이 너희에게 임하시면 너희가 권능을 받고, 예루살렘과 온 유대와 사마리아와 땅끝까지 이르러 내 증인이 되리라"라고 말씀하신 후 승천하십니다(행 1:8). 이 말씀은 단순한 예언이 아니라, 사도행전 전체를 관통하는 '선교의 지리적 흐름'을 제시하는 구조적 선언입니다. 성령의 강림은 교회의 탄생을 알리는 역사적 사건입니다. 오순절 날, 성령이 강림하자 제자들은 각 나라의 언어로 하나님의 위대한 일을 전하게 되었고, 이는 '언어의 장벽을 넘는 복음'이라는 주제를 상징적으로 보여줍니다. 베드로의 설교를 통해 하루에 3천 명이 회개하고 세례를 받으며, 예루살렘에 초대교회가 형성됩니다. 이들은 사도들의 가르침을 받으며, 떡을 떼고, 기도하고, 물건을 서로 나누는 공동체로 성장합니다. 단순한 '예배'를 넘어 '삶' 자체가 복음을 중심으로 엮여 있는 새로운 공동체가 탄생한 것입니다. 사도행전은 이 초대공동체가 외부의 핍박과 내부의 도전을 어떻게 극복하며 성장해 가는지를 보여줍니다. 스데반의 순교, 빌립의 사마리아 선교, 고넬료와 베드로의 만남, 안디옥 교회의 설립, 바울의 회심과 선교 여행, 예루살렘 공의회 등은 단순한 사건이 아니라 복음이 민족과 경계를 넘어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전환점들입니다. 사도행전은 교회의 시작을 설명하는 문서를 넘어, 오늘날까지도 교회가 '어떻게 존재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생생한 해답을 제공합니다. 교회는 성령으로 시작되었고, 성령에 의해 인도되며, 이 세상 속에서 하나님의 나라를 증거 하는 공동체로 부름 받았습니다.
사명과 성령, 그리고 교회의 성장: 초대교회의 여정
초대교회의 여정은 결코 순탄하지 않았습니다. 사도행전에 기록된 사도들과 신자들은 끊임없는 박해, 체포, 고문, 그리고 순교의 시련을 겪어야 했습니다. 그러나 성령의 놀라운 능력은 그들의 믿음을 꺾지 못했고, 오히려 고난 중에도 복음은 더욱 힘차게 확장되어 나아갔습니다. 스데반의 순교는 교회가 예루살렘의 울타리를 넘어 사마리아와 세계 곳곳으로 나아가는 결정적인 전환점이 되었습니다. 그는 당시의 종교적 질서에 도전하며, 율법과 성전 중심의 좁은 신앙을 뛰어넘는 복음의 본질을 상징적으로 보여주었습니다. 그의 순교는 '하나님의 말씀을 향한 변함없는 충성'의 완벽한 모범이 되었습니다. 스데반의 죽음 이후 예루살렘 교회는 박해를 피해 흩어졌고, 복음은 유대 지역을 넘어 급속도로 확산되기 시작했습니다. 이방인을 향한 복음의 확장은 사도 베드로와 고넬료의 만남을 통해 본격화되었습니다. 베드로는 고넬료의 집에서 복음을 전하며, 성령께서 이방인에게도 놀랍게 임하시는 역사적 순간을 직접 경험하게 됩니다. 이는 단순한 전도의 장면을 넘어 '복음의 문이 전 세계에 활짝 열리는 획기적인 사건'이자, 교회가 민족 중심에서 세계적 공동체로 전환되는 결정적 계기였습니다. 사도 바울의 회심과 사역은 사도행전의 중심축을 형성합니다. 다메섹 도상에서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난 바울은 이후 전 세계를 누비며 복음을 전파했습니다. 그의 1차, 2차, 3차 선교 여행은 교회가 단순한 지역 모임을 넘어 로마 제국 전역에 퍼지는 보편적 공동체로 성장해 가는 과정이었습니다. 바울은 유대인 회당을 시작으로 점차 이방 도시의 중심지, 시장, 강가, 감옥 등 다양한 공간에서 복음을 전파했습니다. 바울과 바나바, 실라, 디모데, 누가 등의 협력 사역은 교회가 개인의 능력이 아니라 성령과 공동체 안에서 함께 성장하는 유기체임을 생생하게 보여줍니다. 사도행전은 바울이 로마에 이르러 복음을 전하는 장면으로 마무리됩니다. 그러나 이 결말은 사실상 '열린 결말'로, 사도들의 사역이 종료된 것이 아니라 지금도 계속되는 복음 전파의 여정을 암시합니다. 초대교회는 하나님의 영에 이끌려 세상 속으로 나아가는 선교 공동체였으며, 이는 오늘날 교회가 반드시 회복해야 할 본질적 정체성입니다.
오늘날 교회에게 주는 사도행전의 메시지
사도행전은 단순한 초대교회의 역사서를 넘어, 오늘날 교회와 신자들에게 '모범이 되는 교회'의 생생한 모습을 전해주는 하나님의 말씀입니다. 초대교회는 조직이나 건물이 아니라, 말씀과 기도, 성령과 공동체의 사랑으로 연결된 살아 있는 유기체였습니다. 그들은 세상의 중심이 아닌 변방에서 시작했으며, 권력이나 무기 대신 복음의 진리와 사랑으로 세상을 변화시켰습니다. 오늘날 교회는 세속화, 분열, 무관심, 형식주의 등 다양한 도전에 직면해 있으며, 사도행전은 교회가 본래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지를 일깨워줍니다. 성령에 민감한 교회, 기도에 깨어 있는 공동체, 고난 속에서도 진리를 외치는 담대한 신앙, 차별과 경계를 넘어 모두를 포용하는 복음, 그리고 세상으로 나아가는 선교의 발걸음이 모든 것이 사도행전 속 초대교회의 정체성이자 오늘날 교회가 회복해야 할 본질입니다. "예루살렘과 온 유대와 사마리아와 땅끝까지 이르러 내 증인이 되리라"는 예수님의 말씀은 단순한 과거의 명령이 아니라, 지금도 우리에게 유효한 선교적 사명입니다. 사도행전은 끝났지만, 복음의 역사는 계속되고 있으며, 그 복음의 기록은 오늘 당신의 삶과 공동체 안에서 끊임없이 쓰이고 있습니다. 이 시대의 교회가 다시 성령 안에서 깨어나, 초대교회의 순수함과 열정을 회복하고 하나님의 나라를 이 땅에 더욱 충실히 드러내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